[Book Review]하마터면 열심히 살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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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인상깊었던 구절들을 기록해봅니다..!

왜 한국인들은 늘 한 가지 길이 정답인 것처럼 우르르 몰려가는 걸까? 백세 시대면 은회 후에도 30에서 40년 정도의 시간이 있고 이는 새로운 것들을 뱅고 익혀 장인의 경지에 이르기에도 충분한 시간이 아닌가 한국에서 그게 가능하냐고 묻고 싶어진다면 우리는 이미 정답 사회에 완전히 적응한 셈이다.

나 역시 태어나서 줄곧 한국에서 살아온 만큼 정답 사회에 길들여져 있었다. 어렸을 적 수영을 했을 때는 시합에 나가서 1등을 해야만 했었고 좋은 기록으로 순위안에 들어가지 못했을 때는 마치 내가 잘못한 마냥 기가 죽었다. 승부욕이 워낙 강한지라 어렸을 적부터 지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이는 승부욕과는 조금 다른 문제였던 것 같다. 학교에서는 좋은 성적을 바탕으로 전교에서 상위 몇 등안에 들어야 하는 게 내 인생의 목표이자 정답이 되어버렸고, 그렇게 남들이 부러워하는 좋은 명문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는 사람들이 인정해주는 좋은 대학교에 입학해야 하는 게 내 인생의 다음 목표가 되어버렸다.

대체로 무엇이든지 시작하면 열심히 하는 성격이라 한국에서의 ‘정답 사회’를 잘 따라가고 있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한 번 다른 사람들이 ‘정답’이라고 하는 길을 놓치게 되면서 돌이켜보면 다행스럽게도 조금은 내 인생의 주체를 되찾기 시작했다.

인생의 주체가 자신이 되는 것, 내 선택을 스스로 믿어주는 것 , 그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일찍 알아차릴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는 초능력자가 아니다. 원래 세상일은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게 정상이고 그게 자연스러운 것이다.

주관이 뚜렷하고 스스로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인지 항상 내가 하는 모든 일이 내 통제 하에 진행되기를 원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생각했던 바와는 다르게 흘러가는 것들이 많아졌고 이로 인해 한때는 잠시 방황하기도 했었다. 어찌보면 전 세계 70억 인구 중 1명인 내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모든 것을 내 마음대로 조절하겠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기도 하다. 내가 하루하루 써내려가는 인생의 스토리는 예기치 못한 굴곡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이제는 이런 것들과 맞서 싸우기보다는 받아들이고 다음 스토리의 한줄을 차근차근 써내가보려고 한다.

아직 꿈꾸던 모습이 되지 못한 삶을 보며 괴로워하진 않았으면 한다. 기대에 못 미치는 지금의 내 모습도 꽤 괜찮다고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 꿈을 이뤄야만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건 착각이다.

욕심을 버리라는 이야기는 꿈을 꾸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꿈을 꾸고 이루려고 하되 큰 기대는 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닐까? 반드시 이뤄야 한다고 초조하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큰 기대하지 말고 가벼운 마음으로 꿈을 향해 노력하는 삶 말이다.

스스로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건 과연 좋은 것인가에 대해 한참 고민했던 적이 있다. 기대감이 클수록 하는 일에 있어서 동기부여도 더 강하게 되고 무언가 내가 대단한 일을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흔히 사람들이 말하기를 기대감이 클수록 실망감도 커진다고 하지만 나는 설령 내가 크게 기대했던 일이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더라도 크게 실망했던 기억은 없는 것 같다. 다만, 내 스스로를 만족시키지 못한 대가로 스스로를 더 몰아부치는 경향이 있다.

대학교에 입학한 이후로 더더욱 스스로를 몰아부치는 게 일상이 되어버렸고, 이런 나를 보는 주변 사람들에게는 항상 ‘정말 열심히 사는 애’ 로 인식되어 왔다. 무한 경쟁 사회에서 조금이라도 앞서나가고자 1분 1초라도 허투루 쓰는 시간을 없앴고 (지금 돌이켜보면 저 당시 내가 시간낭비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내 삶이 더 잘 돌아가게 해주는 윤활유가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그렇게 객관적으로 ‘정말 열심히 사는 애’로서 근 4년간을 지내왔다. 지금도 크게 변한건 없지만 한번 번아웃이 왔던 이후로 ‘내 삶의 여유’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꿈에 대한 욕심은 여전히 거대하고 앞으로도 치열하게 살아갈 것 같지만, 내 자신에게 조금은 여유의 시간을 마련해보고자 노력중이다.

현대 사회에서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삶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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